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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섭은 두 번 세 번 거푸 담배연기를 빨아들였다. 흡연욕구가 굶주림과 하나도 다를 바없는 절실함이라는 것을 그는 비로소 경험하고 있었다. 폐부 깊숙이 빨려들어간 담배연기가온몸에 퍼지면서 의식이 아른아른해지고 팔다리의 긴장이 풀려나가는 그 아련하고도 아늑한편안함. 그는 고개를 뒤고 젖혀 머리를 벽에 기대고 눈을 내리감은 채 밤새껏 할 일도 잠시망각 속에 버려두고 있었다. "내가 왜 이 밤중에 여길 찾아들었는지 알겠소?" 정하섭은 담배연기로 나른하게 풀려 있는 감정을 애써 거머잡으며 물었다. 그는 비로서미명 속에서나마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처녀무당 소화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