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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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아름민별 2017. 3. 29.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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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부자의 소실들이 거처했던 기와집들은 인적이 사라진 채 문이 꼭곡 닫혔고, 잉어가 뛰놀던 인공 연못의 물은 썩어가고 있었으며, 가무와 풍악이 울리던 정자의 구석에는 거미줄이 엉키고 단청은 퇴색해갔다. 몰락한 부자의 비참상이 숨김없이 드러나 있는그곳에는 낮에도 음산한 바람이 감돌고 있었다. 어른들마저도 밤에는 근접하기를 꺼릴 정도였다. 그래도 봄이 오면 벚꽃은 흐드러지게 피었고, 밤마다 온갖 귀신들이 나온다는 흉흉한 소문 같은 것은 아랑곳없이 두 여자가 거기서 줄곧 살고 있었다.